2. 육성형 외국인 제도의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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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육성형 외국인 제도의 활성화

2.1. 한국에서의 육성 외국인 선수 제도

 

1군에서만 운영되던 외국인 제도가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2023년도부터 KBO는 각 팀별로 투수, 야구 각 1명씩 연봉 30만 달러 제한으로 보유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했으나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각 팀에서는 외국인 육성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대체 외국인 선수로서의 육성형 외국인 선수는 '육성'보다는 '즉시전력감'이어야 하는데 인당 30만 달러를 사용해서 재능있는 선수를 발굴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본다.

외국인 선수 영입시 성장보다는 즉시전력감을 우선시하는 한국에서는 기아타이거즈가 2021년 일본계 브라질 투수인 보 다카하시를 영입했었고, 키움 히어로즈가 '성장' 과 '가성비' 측면에서 외국인선수를 영입하는 케이스를 종종 선보였는데 그 중의 하나가 2023 시즌중 대체선수로 8만5천달러에 영입된 로니 도슨 선수이다.

 

2.2. 일본의 육성형 외국인 선수 제도

 

대한민국의 국보 '선동렬' 감독이 주니치 드래곤즈와 계약 하던 시점보다 조금 앞선 1995년 가을 일본 야구, 아니 일본의 자존심이라 불리우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는 고려대학교 에이스였던 조성민 선수를 8년간 계약금 1억5천만엔에 아마추어 자유계약으로 영입했다. Rising Star와 국보의 일본 진출은 한국 야구의 우수성을 일본에 얼마나 알릴 수 있는지 많은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그러나 현미경 야구라 불리우던 일본프로야구 무대에서 두 투수는 각각 부상과 부진으로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고 이 둘을 대체할 각 팀의 외국인 선수는 넘쳤다. 특히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1군에서의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를 넘어서는, 좋은 기량을 가진 외국인 선수와 계약하고 부진하다 싶으면 가차없이 2군으로 내려버리곤 했던 것을 기억한다. 다행히 1997년부터는 선동렬 선수가 나고야의 태양으로 우뚝 서게 되었고, 조성민 선수는 중간과 마무리를 오가며 ERA 2.89 방어율로 데뷔 후 1998년 중반 올스타 전에서의 무리한 투구로 인한 부상이 발생하기 전까지 젊은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두 선수가 2군에서 절치부심했던 1996년 데뷔시즌은 한국 야구팬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마치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성벽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면서 한국과 일본의 야구 수준이 이 정도인가 절망감이 들기도 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거액을 들여 영입한 외국인 선수를 가차없이 2군으로 내치고 2군에 있던 외국인 선수를 콜업하던 상황이 충격이었다. 이후 KBO 레전드급의 투수였던 정민태, 정민철 선수가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한 후에는 영문모를 가차없는 2군행이 있었다. 이것은 NPB의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에 기인한 것인데 1군은 각 팀별로 4명까지 엔트리에 등록할 수 있지만 보유 선수의 수는 제한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강력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스타FA 선수들을 '수집'하던 '악의 제국' 요미우리 자이언츠도 육성형 외국인 선수 선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체코 국가대표 4번타자로서 2023년 WBC에서 강한 인상을 주었던 Marek Chlup 선수와 2024년 가을 육성 선수 계약을 체결했는데 가을 마무리 훈련을 거쳐 2025년 스프링캠프 1군 시범경기에도 출전한 이 선수는 큰 체구를 바탕으로 한 강한 타격으로 큰 인상을 주고 있다. (야구의 변방으로 여겨지던 유럽의 체코 야구대표팀은 국제대회에서 인상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일본과의 다양한 교류도 큰 역할을 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2.3. 또 다른 형태의 육성 모델 - 히로시마 카프의 도미니칸 야구 아카데미의 예

 

한국과 유사한 형태로서 모기업의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요미우리와 주니치와는 달리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시민구단'(명목상으로는 MAZDA가 모기업이지만 마츠다 가문에 의해 경영되는 개인소유 구단 체제이며 구단 경영에 개입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히로시마 도요 카프는 1990년부터 도미니카에 야구 아카데미를 설립 및 운영하면서 젊은 유망주들을 스카우트하고 훈련시켜 일본에서 데뷔시키려 노력했다. 이를 통해 발굴한 선수들이 CARPS를 통해 일본프로야구에 데뷔 후, 메이저리그로 진출하여 레전드 커리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대표적인 선수들로 뉴욕 양키즈와 시카고 컵스에서 활약한 '올스타' 알폰소 소리아노, 2005년 '월드시리즈 위너' 티모 페레즈, 해당 아카데미 출신 첫 NPB 외국인 선수이자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경험한 로빈슨 체코가 있다. 재정이 넉넉치 않기에 선택한 결정이지만 도미니카와 일본의 야구 교류의 성공 모델이기도 하다.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이러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2.4. 육성형 외국인 제도에 대한 시각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

 

KBO에서 (히어로즈를 제외한)모기업의 지원을 통한 야구단 운영은 여전히 흑자 구조를 달성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것같다. (물론 야구장 사업권 등의 운영 주체가 시정부기관으로 야기되는 말도 안되는 행정적 요소가 크다고 생각한다.) 초창기 프로야구에 비한다면 스포츠 마케팅 부분으로서, 구단 수익 창출 부분으로서 큰 성장이 있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다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외국인 선수에 대한 시각이 '즉시전력감', '효율성'에 가장 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일본 야구는 한국 뿐만 아니라 특히 대만에 대해서 '시장'으로 접근하는 부분이 크다고 보인다.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NPB의 중계권을 대만 방송사에 판매하고, 대만의 전도유망한 아마추어 선수를 스카우트해서 육성하고 1군에 데뷔시킨다. 자국의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대만에서는 일본으로 '야구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을 대상으로도 그렇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육성형 외국인 선수인 Marek 선수가 1군에 데뷔하고 주축선수로 활약하게 된다면 체코의 야구팬들의 일본야구에 대한 로열티는 매우 높아지지 않을까. 요미우리 자이언츠 팬이 아니라 Marek 선수 자체에 대한 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선수를 보기 위해 체코 팬들이 비행기를 타고 도쿄로 야구여행을 오고, 도쿄돔의 자이언츠 스토어에서 Marek 선수의 유니폼과 굿즈를 사고, 요미우리를 응원하고, 체코에 NPB 중계권이 판매되고, 체코 야구팬들이 NPB를 시청한다면 이는 무엇을 의미하게 되는 것일까.

우리나라 KBO와 각 팀의 담당자들이 몰라서 위 일본과 같이 시도해보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현장에서의 '벽'이 존재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 '벽'이 허물어지고 작은 움직임이더라도 우리나라도 시장을 넓히는 시각에서라도 외국인 선수 제도, 특히 육성형 외국인 선수 제도에 대해 접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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