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문화적 차이 그리고 괴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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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문화적 차이 그리고 괴리감

언어의 차이에서 오는 오해

내가 속한 개발팀은 나 포함 5명이다. 현재는 나만 한국사람, 그리고 나머지는 대만 멤버들이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한국에서 정식으로 토익시험 한번 보지도 않은, 모의시험조차도 한번 보고 점수는 신발사이즈처럼 나왔다. 물론 아예 영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브로큰 잉글리시를 벗어나지 않는다. 중국어도 마찬가지다. 싱바커(스타벅스)에 가서 커피 한잔 사먹을 정도의 것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직접 의사소통응 하고 팀장으로서 팀원에게 업무분배 및 지시를 할 때가 생기면 무척 애를 먹는다. 많은 경우, 통역을 해줄 수 있는 직원의 도움을 받지만 항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예 말을 안하고 진행할 수는 없어 급한 경우에는 직접 전하게 되는데 이 때 발생하는 것이 서로 사용하는 외국어가 제한적이다보니 오해가 발생하는 경우, 제대로 내용이 전달되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나중에 중간 체크를 하는 경우 애를 먹는 경우가 있다. 내가 서투른 중국어와 영어를 사용하고 멤버가 역시 서투른 영어를 사용하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괴리감은 업무 문화의 차이다.
 
한국의 빨리빨리문화와 너무도 다른 대만의 업무 문화

2018년 9월 중순부터 회사에 합류하자마자 클라이언트 회사와의 연동을 위한 개발을 진행해야 하는 업무이슈가 있었다. 내가 속한 회사의 서비스에서 oAuth 인증 등의 API 를 제공해야 하는 이슈가 있었고 일정이 빠듯해서 합류하자마자 매일 야근을 하며 일을 했다. 그러는 중, 어느 날 팀원 한 명이 내 눈이 빨갛게 충혈되었다고 ㅇ얘기해주면서 걱정되는 표정으로 한 마디를 나에게 더 건냈다. “ jinwon, 너무 열심히 하지 않아도 돼. 일을 다 끝내지 못하면 연장될거야. 너무 애쓰지 마” 그 한마디가 그 때 참 어떻게 해석해야 될 지...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었다. 걱정해서 그런 얘기를 해주는 것은 고맙게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팀장이 아닌, 같은 팀원 입장이었기 때문에 존 더 쉽게 그런 얘기를 해주었던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가 경험해왔던 업무문화, 동료의 사고가 판이하게 달랐기 때문에 어떻게 해석을 해야되나 혼란스럽기도 했다. 그 때 회사의 입장도 멤버가 무리하면서 진행하는 것을 지양하는 편이었찌만 불가피하게 일정을 맞춰야 하는 경우에는 야근이 불가피했다. 이 문화가 내가 팀장역할을 맡게 된 후 자주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는 요소가 되었고 지금도 어떻게 하면 멤버들에게 업무와 일정을 이해시키고 동기부여를 하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업무에 대한 적극성의 차이

또 다른 어려움은 멤버들과 팀장간의 적극성의 괴리감이다. 이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중 하나이기도 한데 어떤 업무에 대해 지시를 하면 물어보기 전까지는 피드백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일반적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업무 중 이슈가 있어도 보고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 서비스 오픈 시점이 임박했을 때 여전히 업무가 많이 남아있어 (사실 제자리 상태인 경우도 종종 있다.)직접 야근하면서 처리를 한 경우도 자주 있엇다. 분명 얘기할 때는 이해했다고 했는데, 팀장이 팀원에게 중간에 이슈가 있으면 얘기하라고 했는데 그러지 않는 것이다. 회사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내가 속한 회사에서는 상하관계 문화가 강하지 않은 편이었다. 그래서 칼퇴문화도 자연스럽고 경직된 분위기는 한국에 비해 훨씬 덜한 편이다. 최근 몇 년전부터 뜨거운 인기 키워드인 워라벨을 향유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 같다. 칼퇴 문화와 한국보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한국보다는 덜 타이트하다는 점은 분명 좋은 점이다. 그러나 ( 앞서 말했던 케이스와 같이) 업무의 마감일이 분명 존재하지만 그게 지켜지지 않았을 때의 당황스러움은 리더의 몫으로 돌아오게 되어 어려움을 겪게 만든다. 이러한 요인이 이따금 생각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만드는데 팀원들이 리더를 리더로서 인정하지 않는 것인가, 무시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갖게끔되는 씨앗이 된다. 그리고 이는 관계의 어려움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분명 서로 다른 국가, 서로 다른 민족으로서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지는데에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핖수불가결하다는 것임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시니어 레벨이라고 판단되는 친구들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의견을 먼저 말하지 않고 리더가 구체적인 업무의 틀을 얘기하기 전까지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구체적으로 상세히 이 업무를 어떤 방식으로 처리해야 할지에 대한 방법자체를 얘기해줘야 일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아예 생각을 하지 않는 경우보다는, 자신의 의견과 팀장의 생각이 일치하는지 확인받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같다. 그렇게 해도 자신은 팀장이 제시한 방법이 납득되는 방법이 아닌 것같다고 우기는 경우도 있었다. 
회사 대표님이 추구하는 방향은 “의사소통은 수평적으로, 업무는 수직적으로”였다.
언뜻보면 멤버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생각되었지만 아예 자신의 얘기를 하지는 않는 부분에서는 이상적인 방향과는 차이가 있었던 것같다. 
 
말하고자 하는 바는 나조차도 낮선땅에서 일을 시작할 때 그 나라의 분위기, 스타일, 문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하자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큰 괴리감을 느꼈듯이 진출하려고 하는 나라의 문화, 특히 근로 문화 및 스타일을 알려고 노력하고 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오는 괴리감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여행과 생활은 달라요

이전에 여행 그리고 단기선교로 왔을 때 느꼈던 대만 사람들은 친절하고 타인에게 불편을 끼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많았다. 그러나 실제 생활하고 회사내 업무를 해나가면서 느끼는 것은 그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우리는 어느 나라를 여행하거나 TV 너머로 해당 국가의 특정 도시를 보면서 환상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도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였던 유럽여행을 시도하면서 단 하나의 국가이긴,ㄴ 했지만 다녀왔던 오스트리아를 생각하면서 아.. 이 나라에서 생활하면 자주 빈슈타츠오퍼의 오페라, 오케스트라 연주를 볼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한국과는 다른 여유로운 분위기, 청명한 하늘과 뭔지 모르지만 역사가 느껴지는 도시 곳곳의 분위기 등등. 여기서 살아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고 아내에게 칭얼거린 적인 종종 있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만약 생활한다면 불편함으로 다가왔을 내용이 역시 꾀 많았을 것 같다. 9시도 되기 전에 문을 닫는 식료품점과 식당들, 다소 비싼 식사 가격,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지만 다수의 경우 독일어를 하지 않으면 생활하기 어려운 상황들 등등. 여행에서 느꼈던 가벼운(?) 불편함들이 일상으로 다가왔을 때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대만에 일주일 일정으로 오갈 때 세번씩은 꼭 먹었던 나의 ,사랑 우육면이 이제는 무심하게 지나쳐지는 것처럼 오스트리아를 갔다고 해도 음악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그곳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그 나라 사람들과 익숙하지 않은 언어를 사용하며 이를 하는 일상은 어떨까 생각하면 마냥 행복하다고 애기할 수는 없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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