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어가 안되는 직장인의 외국 회사 인터뷰 도전

Article

1. 영어가 안되는 직장인의 외국 회사 인터뷰 도전

 
 
해외생활을 꿈꾸는 자

아내와 레바논을 다녀오고 난 후 나답지 않게 적극적으로 아내에게 만나자고 얘기하고 고백을 한 적이 있다. 한 달이 되었을 때쯤 교제하기 시작했는데 그 즈음에 아내의 직장에서 카자흐스탄에 몇몇 동료들과 함께 출장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아내왈 레바논, 타자흐스탄, 대만 한 국가씩 돌아가면서 살아봤으면 좋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중앙아시아국가는 내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였기 때문에 전혀 감도 없고 두려운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아내가 원한다면 충분히 그렇게 도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과거의 아쉬움 그리고 여전한 갈증

한편으로는 한 국가라도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점점 커지면서 군 복무할 때 선임이자 또래 친구의 도움을 받아 영국의 대학교에 지원했던 기억과 그보다 더 이전에 중학교2학년 재학 중에 부모님께 캐나다로 유학 보내달라고 몇년간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떠올랐다. 각각 다른 이유들로 무산이 되기는 했지만 한국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경험들을 해보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다. 그래서 군 복무 기간동안 주말이 되면 TV리모컨은 후임에게 건네주고 행정반 컴퓨터 앞으로 가 인트라넷으로 제공되는 영어 작문 강좌를 들으면서 조금이나마 영작 연습을 했었다. 개발자로 일하기 시작한지 약 5년이 지났을 무렵부터는 링크드인과 스택오버플로 등을 통해 이력서를 작성하고 지원도 직접 해보았다. 여전히 무모한 도전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만약에..라는 부질없는 가정

7년 전까지는, 아내를 만나기 전까지 모태솔로였을 때에는 만약 내가 결혼을 하면 개인 프로젝트 못할 것같고, 유럽여행은 더 못할 것 같고, 해외진출 시도는 더더욱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오히려 아내와 만나 교제하고 결혼해서 개인 프로젝트를 시도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유럽에 현장조사라는 명목으로 다녀올 수 있었고, 그 프로젝트의 소스코드를 github.com에 올려놓게 되면서 생각지도 않게 스페인의 헤드헌터에게서, 샌프란시스코에 본사가 있는 회사에서, 말레이시아의 통신회사 등에서 인터뷰 제안을 받게 되었다. 그 때 들었던 생각은 지레짐작해서 포기하지 말자라는 것이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지지해주는 아내에게 무척 고마웠고 지금도 여전히 너무 고맙다. 가족이 있는 상황에서는 개인의 꿈도 중요하지만 가족의 지지와 동의가 없다면 해외생활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나의 우선순위보다도 가족의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고민해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어의 한계 그리고 고민

그러나 번번이 아쉬움을 곱씹으면서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되었다. 가장 큰 이유는 언어였는데 유창한 영어가 필수이기 때문이었다. 간혹 아마존, 구글같은 정말 큰 회사들 혹은 그들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큰 규모인 부킹닷컴 등과 같은 글로벌하고 인기있는 회사에 입사하게 된 분들의 후기를 ,페이스북의 그룹에서 보면서 몇가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영어도 중요하지만, 아주 잘 하지는 않아도 알아듣고 유려하지 않아도 내 의사를 어떻게든 전달할 수 있으면 기회가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자로서의 기본기, 그리고 기술 면접이 정말 중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베트남에 개발조직이 있고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스타트업에서 인터뷰 제안을 받게 되었는데 내가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인터뷰는 보고 싶다는 의사를 메일로 전달하니 한번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회사 업무가 끝난 시간이 되고 개인 노트북을 챙겨 후다닥 인근의 카페로 달려가 구글 행아웃으로 진행될 인터뷰를 준비했다. 사실 몇일동안 궁금한 것에 대해 영작을 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마침내 인터뷰가 시작되었고 메일로 연락을 해왔던 인사팀의 멤버가 인사를 하며 회사에 대해 전반적인 소개를 해주었다. 그리고 내가 준비한 질문들을 하며 답변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약 한시간 조금 안되게 진행되었는데 기술면접을 진행하게 된다면 얼마나 더 히들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 노트북을 닫는 순간 긴장간이 풀리면서 현실적으로 해외근무늩 힘든걸까, 내 마음도 접어야 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몰려와 괴로웠다. 내가 상대방의 얘기를 알아듣고 있기는 했던걸까... 자괴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Dev Jinwon's Share
f
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