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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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에 시리아 난민 긴급 구호 겸 선교활동을 일주일간 다녀온 적이 있다.
거짓말같이 일정이 지연되면서 약 이틀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고 열심히 난민사역을 하던 팀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고 인근 여행을 하면서 친분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적이 있다. 그 때 지금의 아내와 대만선교에 대한 서로의 경험과 추억을 얘기하면서 친해지게 되었는데 서로 교제 전이었지만 공통화제는 대만에서 살아본다면 이라는 전제로 한 대화였다. 단기선교를 통해 호감을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 생활해본다면 이라는 상상은 무척 흥미로운 것이었다. 그리고 그 대화를 나누고 난 후 한국으로 돌아와 나는 그 자매에게 용기를 내어 고백을 하게 되었고 11개월 후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6년이 지난 지금 나는 대만에서 일하며 생활하고 있다. 신베이 (한국으로 치면 서울 근교의 경기도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자바 프로그래머로 플랫폼 개발 팀을 리딩하는 위치에 있다. 막연한 상상이 어느새 현실로 자리잡은 것이다. 
 
꿈이 이뤄졌다. 그러나 일상이 항상 희망적이지는 않다. 그렇다고 비관적이지도 않다. 지내보니 여기만의 장단점이 있다. 한국에서 겪었던 어려움이 여기서는 해소된 부분들도 분명 있다.그러나 새롭게 등장한 이슈들도 있다. 우리가 바라는 부분에 대한 상상은 언제나, 아니 대부분 희망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다. 예를 들면 로또를 맞는 상상, 2주간의 휴가가 생겨 버킷리스트에 있던 여행지를 여행하는 것, 멋진 이성과 교제하는 것, 그리고 어느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외국회사에서 인텔리한 모습으로 외국 동료와 함께 일하는 것 등. 사람들마다 차이는 다소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행복함을 동반한 상상이 이뤄지면 상상했던 것과 비슷한 부분도 있겠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한 충돌(콜리전)이나 생각하던 것과는 다른 부분들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 글은 대수롭지 않을 수 있겠지만 작성해보는 이유는 나름대로의 외국생활을 하면서 느낀 부분에 대해 다시 돌이켜보고 객관적으로 정리를 해보는 것이 하나의 이유이고, 또 다른 하나는 막연히 외국생활에 대한 환상을 가지지않고 이성적, 객관적으로 고민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이유는 지금 당장 외국생활에 대한 기회는 주어지지 않더라도 외국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의 삶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다. 마치 우리가 경험하지 못하는 것들을 소설, 영화, 내지는 드라마로 간접적 체험을 하는 것과 같이 말이다.
 
이 글이 보편적인 외국생활에 대해 설명하는 글은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외국에 있는 회사에 근무하고 생활하는 한 사람으로서 겪고 느낀 부분을 서술하고 이 글을 읽는 분들과 공유하면서 아..이런 부분들이 있을 수 있구나 라고 느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을 제공할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 분명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부족한 점이 많은 글이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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